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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신이치 교수의 행복의 경제학

성덕 2016. 11. 14. 23:05

쓰지 신이치 교수의 행복의 경제학

내 생일이라고 하던날 전주에 강연을 들으러 갔다. 쓰지신이치교수의 슬로시티에 대한 이야기. 환경운동를 꾸준히 해온 쓰지신이치교수는 얼마전 방문했던 헬레나노르베리 호지와도 오랜된 인연이 있다고 한다. 슬로라이프를 주장하는 교수는 행복의 경제학이란 저서로도 유명하다. 아직읽어보진 않았지만 읽어보리라 생각한다. 슬로시티의 기본개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전주시 관계공무원들과 질의 응답시간을 갖었다. 전주 한옥마을을 보고 느낀 소감은 한옥의 문화를 보존하는데 핵심이 있는게 아니라 그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해 돈을 벌려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하며, 진정한 슬로시티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질의응답을 통해서도 관계공무원들의 생각을 대충 읽을 수 있었다. 공무원들의 마인드와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관계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전주의 슬로시티는 갈길이 참 멀다고 여겨지는 하루였다.
대략의 요약을 하자면... 전주에 도시재생을 전담하는 곳이 생기고 이에 따라 쓰지신이치교수를 초대해서 전주의 슬로시티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뭐 강연처럼 거창하게 할 정도는 아니였고, 관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형식으로 하려고 했는데 조금 더 연관된 사람들을 불렀다고 할까. 2015년에 전주에서 행복의 경제학이라는 국제회의가 열린다. 헤레나 노르베리 호지여사와 오랜 친구인 쓰지 신이치 교수는 slow, simple, small 이 세가지 단어를 키워드로 꼽았다. 
지금의 경제는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는 커녕 되려 불행하게 한다. 그동안의 경제성장은 bigger(더 크게), faster(더 빠르게), more(더 많이) 하려는 방향으로 흘러왔고 계속 가고 있지만 지금 이것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 
동양사상에 만족함을 안다는 지족(知足)이라는 말이 있다. 현재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생활하면 충분하고 스스로 만족하게 되면 그게 행복하다는 것이다.
부탄이라는 나라는 경제적으로도 가장 가난한 나라인데, 이나라의 국왕이 대신들을 모아놓고 경제지표인 GNP, GDP 가 낮지만 우리는 GNH가 높은 나라라고 했다고 한다. GNH는 행복지수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감정, 사랑, 배려, 이해 등 모든 것이 GNP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전쟁을 하기 위해 무기를 생산하면 GNP가 올라가고, 다리나 건물이 붕괴되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면 이를 치료하거나 원상회복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도 GNP가 올라가고, 비행가나 선박의 사고로 인명피해가 나고 손해가 생겨도 보험회사들이 활동을 하게 되면 GNP가 올라가고, 4대강 사업 등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도 GNP가 올라가게 된다. GNP에는 모든 활동 생산, 소비, 파괴, 복구 등의 활동을 하게 되면 포함하는데, 이것들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조건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개발을 안하거나 경제활동을 안할 수가 없는데, 어디까지 해야하는가 하한선을 정해 놓아야 한다. 동양사상에 4대 요소(물, 공기, 땅, 태양)가 있는데 이들을 개발하는 하한선을 정해 놓아야 한다. SLOW는 시간의 개념이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지속가능 할 수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마지막 남은 물과 공기, 마지막 남은 나무를 사용할 때 그것을 깨달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전주의 한옥마을을 둘러본 소감은 좋은 평가는 아니다.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핵심이 있는게 아니라, 한옥마을을 개발해서 이를 계기로 사람들을 불러모아 돈을 벌겠다는 데 핵심이 있는 것처럼 느꼈다. 이런 측면에서 이탈이아의 슬로시티와는 확연히 다르다. 
트랜지션 타운 운동이라고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2005년 영국에서 시작된 트랜지션 타운운동은 오일 피크 상황을 재앙으로 여기지 않고, 이로인해 초래될 새로운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는 운동이다. 생각의 전환 역발상 운동이다. 사람들이 지역과 환경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지역생산물을 소비하는 로컬푸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 집짓기, 가능하면 지역경제를 더 후원하는 자급자족의 운동이다. 석유가 없어질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석유가 없는 삶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전주의 슬로시티나 지역운동을 바라보고 설계를 하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