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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을 휘감아 도는 물소리 - 공주 마곡사

성덕 2016. 1. 28. 21:58

사찰을 휘감아 도는 물소리 - 공주 마곡사

공주 마곡사
사찰을 휘감아 도는 물소리
<마곡사 일주문>
▲ 계곡을 끼고 돌아가는 길
공주의 마곡사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이곳은 하천을 경계로 사찰이 들어선 곳이다. 다리를 건너기전엔 산내암자들이 배치되어 있고 다리 이쪽 편에 마곡사가 있다. 
마곡사입구에는 상점들이 있는 주차장이 있다. 상점이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한참을 걸어야 경내로 들어갈 수가 있다. 이곳사람들에 의하면 상가조직이 형성이 되어있고, 그 때문에 거리에서 장사하는 사람들과의 알력이 보이지 않게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걸어서 마곡사로 향하는 길에도 상가사람들이 거리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일주문에서부터 마곡사까지는 계곡을 끼고 굽이치는 길이 멋있다. 그 길을 따라 아름드리나무들이 풍광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있어 그 맛은 상당히 감쇄된다. 
사찰이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 포장을 하는 것은 아스팔트아래 땅속에 사는 생물들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불살생을 제 일의 계율로 치는 불교에서 이러한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배려하였으면 좋겠다. 이곳 마곡사도 비포장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경내입구까지 포장이 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 당신은 수행자입니까?
암자로 올라가는 입구 작은 주차장을 지나 천왕문 앞에까지 차량들이 들어서 있다. 물론 스님을 찾는 신도들의 차량이겠거니 싶지만, 스님들의 차량도 만만치가 않다. 지금은 열반하신 문경봉암사의 서암 스님께서는 가은에서 봉암사까지의 길을 항상 걸어서 다니셨는데, 어쩌다가 차라도 타고 다니는 스님을 만나면 혼쭐을 냈다고 한다. 이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스님들이 수행자다운 면모를 보여 꼭 필요하면 소형차 혹은 택시를 이용하거나 아예 차가 없이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수행자의 무소유의 정신은 어디가서 찾을까나...
▲ 자연과 호흡하기
마곡사는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태화산 기슭에 자리한 백련암, 대원암, 영은암, 은적암, 토굴암 등 산내암자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는데 산내암자를 중심으로 펼쳐진 숲길을 따라 자연과 호흡하면서 암자까지 걷는 맛도 제법이다. 천왕문을 지나면 피안의 세계로 건너간다는 의미로 극락교를 건넌다. 
백제무왕 41년에 자장율사가 세웠다고 전해진 마곡사는 대웅전 중앙에 고려후기 원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듯한 5층 석탑이 있고 그 왼편으로 김구 선생이 심었다는 향나무가 있다.
<절집의 굴뚝, 온돌방에 나무장작을 지펴 데운후 나오던 연기는 이처럼 생긴 굴뚝을 통해서 밖으로 빠져 나간다>
<조금더 오래되고 낡아 보이는 굴뚝>
<소대: 사찰에서 영가천도후에 나오는 물건들을 태우게 된다. 그 때 태우는 곳으로 소대를 이용하는데, 원래는 위패나 종이 등만 태우게 되어있는데 나중엔 절집에서 나오는 온갖 쓰레기를 태우는 통에 깨끗한 산사의 대기를 오염시키곤 했다. 소대는 절마다 형태가 각기 다르고 모양도 재미있다. 이곳의 소대는 그런 운치는 어디가고 쓰레기 소각장으로 되어버린듯 하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쌓아 올린 돌탑은 쌓은 이들의 정성을 엿볼수 있다>
<헌식대: 발우공양때 밥알 몇톨씩 헌식기에 모아서 이런 헌식대에 올려 놓고 절 집 주변의 동물들이 와서 먹을수 있도록 한 곳이다. 헌식대는 절마다 생긴 모양이 다 다르다. 절집을 둘러볼때 이런 헌식대의 모양도 유심히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당간지주: 대개 대웅전 앞마당 양쪽으로 사각형모양의 돌에 구멍이 뚫려있는 형태로 있다. 절에서 야외 법회를 열때 당간지주에 큰 나무를 세우고 그곳에 괘불(커다란 부처님 그림)을 걸어놓았던 곳이다. 이 당간지주의 크기와 형태로 그 절의 규모를 짐작했다고도 한다. 절집을 둘러볼때 이런 당간지주의 다른 모양들을 살펴보는 것도 사찰을 찾았을때의 재미를 더해 준다.>
▲ 친환경 사찰로 거듭나기
보물801호 대웅보전과, 802호 대광보전을 비롯하여 많은 건축물이 있는 마곡사는 문화재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쓰레기분리수거를 비롯하여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정화조를 설치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밖으로 배출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또 태양열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으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하천 옆에 물고기 밥을 판매한다거나, 자판기를 경내에 설치한 것은 사찰의 부수입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일뿐 전혀 친환경적이지가 않다. 물고기가 먹다 남긴 물고기 밥은 하천을 부영양화로 만드는 오염원이 된다. 또 자판기는 사찰을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다지만, 일회용 종이컵을 비롯해 일회용 캔을 쓰레기로 배출한다. 경내의 수대에서 나오는 시원한 물 한바가지면 그것으로 만족이지 않을까?
▲ 그대의 발길을 돌리는 곳
유형문화재 135호로 지정된 마곡사의 심검당과 고방은 그 자태가 옛스러움과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다. 심검당은 스님들의 일상생활로 쓰이거나 신도들이 거처하던 곳으로 ‘ㄷ' 자형 건물이다. 온돌방과 부엌, 마루가 있는 조선시대 상류층가옥과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다. 창고로 쓰이던 2층으로 된 고방엔 나무를 깍아서 만든 계단이 이채롭다.
<심검당의 문과 나무계단>
<나무계단은 통나무를 깍아서 계단형태로 만든것으로 보통의 나무계단과 달라 독특하다.>
▲ 부처님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사찰치고 부처님이 안 모셔져 있는 곳이 없고, 또 그 사상이 깃들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지금의 사찰은 부처님조각상만 모셔다 놓은 것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철저하게 무소유의 삶을 사셨고, 진정한 깨달은 이로 중생을 위해 살아오신 행적을 우리는 그냥 옛 이야기처럼 대하고나 있는 지 생각해 봐야 한다. 불상을 거대하게 모시고, 사찰을 크게 짓고, 스님들이 차타고 다니기 편하게 길을 닦고, 입시, 승진, 돈 많이 벌게 해 달라는 기도만 하는 것이 부처님처럼 사는 길인지, 과연 수행자로서의 삶은 무엇인지 진정으로 돌아봐야 한다.
부처님은 발우 한 개와 가사 한 벌만 소유하시고 숲속에서 제자들과 함께 법을 이야기하며 지내셨다.
2007.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