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떠나자/일본

큐슈-나가사키에선 짬뽕을 못 먹었다

성덕 2016. 1. 30. 22:22

사세보에서 잠을 자고 다시 나가사키역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호텔 1층이 버스터미널이라 편하다. 짐을 끌고 멀리 안가도 되니 참 좋다. 사세보에서 나가사키까지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 역시 산큐패스로 고고씽~




나가사키 버스터미널 라커에 짐을 넣고 노면전차(쇼카쿠지시타행)로 데지마를 보러 이동했다. 노면전차는 산큐페스로 안되니 현금을 주고 타야했다. 




데지마는 입장료가 510엔이다. 뭐 볼게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여기저기 쏘다니느라 시간이 많이 간다. 부채꼴 모양의 섬 데지마는 본래의 위치 그대로 당시의 장소에 복원되었다. 에도시대의 건축물은 복원되었고, 메이지 시대의 건물은 당시의 건물을 일부 수리하고 복원했다.



데지마는 일본의 쇄국시대에 외국과의 유일한 교류 창구로 무역과 문화의 거점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건물과 거리를 그대로 복원하여,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는데...



네델란드 선장의 숙박소 및 상관원의 거주지로 사용되었던 건물 내부의 모습이다. 

데지마는 1636년 탄생했다. 에도 막부는 포르투갈인에 의한 기독교 포교를 막기 위해 나가사키의 유력상인들에게 명령하여 약 1만5000평방미터의 인공섬을 축조하고 그곳에 포르투갈인들을 수용하였는데 이 인공섬이 데지마다. 1639년 쇄국령으로 인해 포르투갈 상선의 내항이 금지되자 데지마는 일시적으로 무인도가 되었으나 1641년 히라도의 네델란드 상관이 데지마로 이전했고, 그 후 1859년까지 218년간 일본의 근대화에 큰 역할을 했다.



서양문물이 일본에 들어오는 창구역할을 했던 데지마는 당시에 사용하던 생활용품들도 전시를 하고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볏짚을 이용한 도자기 포장방법도 전시되어 있고, 잎담배를 넣어 보관하던 담배갑도 보인다.(아래)






접시에 홈이 파여있어 멀리서 봤을 땐 깨진것 처럼 보였으나 그럼처럼 턱에 받치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모양이다. 이외에도 쇄국이후 네덜란드에서 들어온 것으로 맥주, 커피, 클로버, 감자, 파슬리, 양배추, 토마토, 초콜릿, 페인트, 피아노, 벽돌등이 있었다.




데지마를 나와 중화거리로 나왔다. 점심을 먹기위해서였는데 이 거리는 온통 중국인관광객들로 가득했고 마치 중국에 온것 마냥 정신이 없었다. 가슴에 1번부터 25번까지 번호를 붙인 수십명의 무리들이 온통 가게를 점거하고 있었는데 어림잡아 수백명은 되어 보였고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어로 소리를 질러댔다.

 


가게 벽 한쪽 선반엔 맡긴술이 이름이 붙여진채 주인이 와서 마셔주길 기다리고 있다.

겨우겨우 들어간 회덮밥 가게엔 중국여행객들로 가득하고 여기저기 떠들어 대는 소리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가게 주인에게 40분을 기다려야 밥을 먹을 수 있다기에 이런 시끄러운데서 먹을 수 없다며 나오고 말았다. 



중화거리를 나와 나가사키 항구쪽으로 나왔다. 그곳에도 같은 가게가 있다. 체인점인 모양이다. 



나가사키엔 회덮밥이 유명하다. 큼지막한 회가 올려져 있는 화려한 무늬의 밥그릇은 머슴밥그릇 만큼 크다. 반찬이라곤 달랑 두개뿐이지만 회를 잘 못먹는 나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중화거리에 있는 가게보다 훨씬 크고 여행객들이 먹고 빠져나간 뒤라서 인지 조용한 가운데 점심을 즐길 수 있었다. 



나가사키 항구에서 부터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이곳 나가사키에서 볼것은 글로버 정원과 오우라 천주당, 공자묘, 오란다자카 언덕, 메가네바시(안경) 다리, 당인저택, 지볼트 기념관 등이다. 우린 오우라 천주당과 글로버 정원으로 향했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지만 견딜만 했다.



나가사키 항엔 어마어마한 호화여객선도 정박해 있다. 아파트 4개 동이 합쳐진것 같은 규모다. 이곳 나가사키에서 군함도를 갈수있는 배가 떠난다. 우리 선조들이 일제 징용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곳으로 강제노역의 흔적은 지워버리고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일본은 관광지로만 홍보하고 있다.




나가사키 짬뽕의 원조라고 하는 건물,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이길을 따라 걷다보면 오우라 천주당과 구라바정원으로 갈 수 있다. 어찌나 중국인이 많은지 일본상인들도 중국어로 호객행위를 한다.




오우라 천주당. 나가사키에서 순교한 26성인을 기리기 위해 1864년 프랑스인 선교사가 지은 건물로 일본에서 현존하는 가장오래된 목조건물이다. 입장요금은 300엔.



길을가다 잘못들어간 골목에 있던 공동묘지. 일본은 도시 혹은 마을안에 공동묘지가 있고 가족들이 함께 묻힌다. 우리의 무덤보단 땅을 차지하는 양이 작아 보인다.



글로버정원 입구엔 나가사키 관광안내도가 타일로 제작되어 붙었다. 



글로버 정원의 입구



 

글로버 정원의 입장료는 610엔으로 결코 싸지 않다. 스코틀랜드에서 온 토마스, 블레이크, 글로버가 이곳 미나미야마테 언덕에 집을 지은것은 1863년이었다.  


비도 오고 중국인 관람객이 단체로 몰려들고 있어서 조용한 관람은 어렵겠다 싶어 부랴부랴 올라갔다. 맨 위에서 부터 차근차근 보면서 내려와야 했지만 중국인 관람객에 등떠 밀리는 듯은 느낌은 별로였다. 어딜가나 국제적 민폐라는 생각이 든다. 




여긴 일본 최초의 아스팔트 도로라고 한다. 글로버의 아들인 구라바 도미사부로가 만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로다. 이곳 주변엔 테니스 코트가 있었다고 하는데, 미나미야마테 사면을 깎아서 테니스 코트를 만들어 링거가와 글로버 가의 사람들이 테니스를 즐겼다고 한다.



구 구라바 주택으로 일본의 국가지정중요문화제다. 1863년에 지어진 목조 서양풍 건축으로 정면에 현관을 두지 않은 글로버형의 주택은 방갈로를 생각나게 한다. 내부엔 구라바와 아내 쑤루의 사진, 지팡이 등이 전시되어 있다. 


버스시간에 맞춰 나와 역 근처에서 카스테라를 구입하여 오바마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카스테라 상점에서 비가온다고 쇼핑백에 비맞지 마라고 쇼핑백 비옷을 입혀준다. 일순간 감동했으나 이런 포장들로 인해 가격이 비싸진다고 생각하니 씁슬하다. 나가사키엔 서양문물중의 하나인 카스테라가 유명하다. 곳곳에 카스테라 상점들이 많고 맛도 좋으니 먹어보길 권한다.



오바마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옥상 노천탕에서 목욕을 햇는데 이날 손님이 적어 노천탕을 전세놓고 다음날 아침에도 사용했다. 목욕후 방으로 저녁상이 차려졌다. 이게 왠 호사냐!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근데 양이 너무 많아 다 못먹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