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바라는 물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샘물이 풍부하다. 시마바라 샘물은 환경청의 일본 명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시내에는 약 60군데의 샘물 포인트가 있고 아케이드 상점가에서도 풍부한 샘물을 볼 수 있는데 물을 참 잘 이용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마바라는 오래전 다큐에서 본 물의정원 사토야마를 생각나게 하는 도시다. 사토야마는 마을에 흐르는 도랑물이 집집마다 연결이 되어 가정의 부엌으로 들어왔다가 나가는데, 이 물에서 물고기가 살고, 설거지도 부엌까지 들어온 이물에서 한다. 설거지하며 나온 음식물 찌꺼기는 물고기가 처리해준다. 마을사람들은 이 물고기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내용으로 정말 인상깊었다. 이곳 시마바라도 물을 잘 이용하며 관리도 잘 하고,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시마바라역이다. 이곳은 교통의 중심이며 버스며 기차며 이곳을 거쳐간다. 우리의 여행도 이곳에서 부터 시작했다.
시마바라역 앞엔 아이를 등에업은 여인상이 시마바라성을 바라보며 서있고 그 옆으로 샘물이 흐르고 있다.
시마바라역에서 시마바라성쪽으로 걷다 만난 분리수거함이다. 병과 캔등을 분리수거할 수있게 만든건데 철망으로 쌓여있어 고양이들이 쓰레기통을 지져분하게 뒤지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시마바라는 골목에도 잠시 쉬어가라고 물이 흐르고 있다. 물의 양이 작긴하지만 발을 담가도 될런지..
시마바라성은 마쓰쿠라 분고노카미 시게마사가 1618년부터 7년동안 쌓은 성이다. 현재 복원된 천수각에서는 기리시탄 사료, 향토사료, 민속사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는데 들어가 보진 못했다. 입장료가 비싸서...주위엔 기리시탄 묘비나 기타무라 세이보(향토출신 일본 조소계 거장)가 제작한 아마쿠사 시로의 동상도 있다고 한다.
시마바라성은 들어가는 입구를 제외하고 는 해자로 둘러쌓여 적들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했다. 성벽이 높고 가파라서 기어오르기도 쉽진 않았을것 같다.
시마바라 성 앞에 다다랐을때 출출했는데 마침 식당이 보인다. 이곳에서 구조니를 먹어보았다. 구조니는 시마바라토속음식으로 떡, 야채, 우엉, 표고버섯, 달걀부침, 닭고기와 해산물, 산나물 등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간 떡국이다. 시마바라의 난에서 유래되었다는 역사적인 향토음식이다. 먹어보길 권한다.
난 튀김정식을 먹고 앞사람은 구조니를 먹고, 이곳의 특별한 간식거리인 간자라시도 있다고 하는데(이집엔 없다. 곳곳에 간자라시를 전문으로 하는 집들도 있으니 찾아보면 좋을듯) 찹쌀로 만든 작은 경단을 시마바라의 샘물로 식히고 특제 꿀을 뿌린 시원한 단맛이 나는 과자라고 하는데 이집엔 없어서 먹어보진 못했지만 여름에 먹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식당이 맛집인지 손님이 많았다. 이곳에 오면 구조니는 꼭 먹어보길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시마바라성앞에 있는 거울인데 나무로 틀을 만들고 지붕까지있다. 일본은 길거리에 차를 주차하지 못하게 법으로 정해져있고 반드시 건물안에 주차되어야 한다. 따라서 좁은 골목에도 차가 없고 깨끗해 언제나 시원스럽고 깔끔해 보인다. 집에서 골목으로 나오다 보면 좌우를 살펴야 하기때문에 곳곳마다 거울이 달려있는걸 볼 수 있다.
시마바라성에서 부케야시키(사무라이의 저택)로 향하는 도중에 만난 무인판매대다. 가까이 가보니 조그만 소포장으로 양파, 고구마, 호박등이 놓여져 있고 돈을 놓고 가져갈 수 있게 되어있다. 100엔짜리는 다 팔렸나 보다. 근처의 밭에서 나온 농산물처럼 보인다.
드디어 부케야시키에 도착. 이곳은 길 한가운데로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고, 양옆으로는 실제 사람이 거주하는 집이다. 이 좁은 길은 포장이 안되어 있으며 차가 다닐 수 있다. 그러나 큰 차는 들어갈 수 없다는 안내판이 입구에 있다.
이곳을 흐르는 물은 정말 깨끗하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지금도 이곳 사람들은 이물을 이용해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한다.
부케야시키는 사무라이의 저택을 이르는 것으로 시마바라성 축성시 외곽 서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쌀을 70석 이하로 받는 무사들이 기거하는 곳으로 건설되었다. 싸울때는 총을 주력으로 한 보병들이 거처하고 있었다고 해 뎃포마치(뎃포=총)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이곳은 세군데의 사무라이 저택을 복원해 일반에게 공개를 하고 있는데, 시노즈카 저택-시노즈카 가문 당주는 대대 준에몬이라고 칭하고 선조는 미카와 후코우즈의 출신이었다. 메이지 초기까지 서기, 또는 개관 등로 근무했었다고 한다.
야마모토 저택-야마모토 가문 초대 사고자에몬은 마쓰다이라 다다후사의 선대 미카와의 요시다성주 다다토시 때부터 가신이 되어 1749년 성주가 된 6대 다다히로가 1774년 시마바라로 영지를 옮겼을 때 수행하고 그 후 막부말기까지 전후 13대의 성주를 모셨다고 한다.
도리다 저택-도리다 가문은 지방영주 마쓰다이라 가문으로 초창기 전통있는 가문이며 1669년에 시마바라로 이동했다. 이 주변일대는 중 하급무사의 저택이며 한 가구당 부지는 90평씩 구획되어 집집마다 비파, 감, 감귤류 등 과일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길을 걷다 무사의 집을 청소하고 있는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당번을 정해서 집을 청소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도리다 저택
길에는 돌담이 쌓여져 있는데 각진 모양대로 돌을 깎아서 쌓은 모습이 우리의 불국사, 부석사, 그리고 제주도의 돌담을 쌓은 모양과 많이 닮아 있다. 집집마다 돌담의 형때나 돌의 모양이 다른데 깔끔하게 맞춰 쌓은 돌담이 유명하다고 한다.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이다. 마을을 돌고 집을 들어갔다가 나오는 물은 전부가 깨끗하고 잉어가 살고 있었다. 잉어들이 다른곳으로 가지 못하게 물속에 망을 쳐놓긴 했지만 우리의 하수구 물과는 너무도 비교되게 깨끗하다. 마을주민들에 의해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다니 감탄할만 하다.
샘물정원 시메이소 입구의 운치있는 문도 볼거리다. 문을 들어가면 오른편에 앉아 쉴수 있는 나무의자가 마련되어 있고, 이곳에서 안을 바라볼 수 있게 나무를 엮어만든 격자 창도 멋스럽다.
문을 지나면 오른편에 솟아나오는 샘물이 있고 바로 정원으로 이어진다.
샘물정원 시메이소는 샘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주택정원으로 깨끗한 연못에선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다. 나라의 등록 기념물인 시메이소에서는 관광객들에게 따뜻한 차를 제공하며 쉴 수 있게 하니 걷다가 지치면 쉬어가도록 하자.
걷다가 지칠 때 쯤 만난 유토로기 아시유(족욕탕) 시마바라의 온천수가 100%흐르는 온천수의 족욕탕으로 24시간 이용가능하다고 한다. 동네 주민부터 학생들까지 이곳을 찾고 있어 마을의 사랑방역할도 독톡히 하고 있다. 이날도 마을의 노인분들이 모여 족욕을 하며 노인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학교를 마친 학생들도 한쪽에 자리잡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유토로기 아시유 바로옆엔 마실수 있는 온천수가 있다. 일단 먹어보기로 한다. 시큼한 철분의 맛과 유황의 냄새가 난다.
길 건너편엔 마시는 온천이 있다. 오른쪽이 마시는 온천. 시마바라에는 총 7군데 온천수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만성 소화기병, 당뇨, 통풍, 간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페트병에 넣어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아케이드 상점가에도 샘물이 흐른다. 상점가를 지나다가 발견한 가정식 밥을 파는 가게앞에도 샘물이 흐르고 있다. 가게는 개장시간이 안되어 들어가 먹지는 못했다. 정해진 것을 철저히 지키는 일본인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들른곳 시마바라의 특산과자를 파는 푸른이발관. 다이쇼 시대에 세워졌던 이발관을 리모델링해서 찻집으로 바꿨다. 수제케이크가 기가막히게 맛있다는데 우린 다른것을 먹었다.
이발관의 모습을 거의 남겨두고 있는 찻집 내부의 모습.
우리가 들어갔을 땐 할머니 할아버지가 앉아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우릴 보자 조리실 쪽으로 손님이 왔다고 알려준다. 이 찻집은 할머니 혼자서 운영하시는 듯 보인다.
현관 입구도 멋스러운 전등이 달려있고 당시 사용하던 이발관 집기들은 그대로 이고 페인트만 푸른색으로 칠한것 같다.
피자와 스파게티를 주문했는데, 에피타이저로 요구르트와 당근샐러드가 나왔다. 그맛은 먹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스파게티는 돼지고기 볶은양념같은게 올라가 있고, 피자는 화덕에 구웠는지 바삭거린다.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다른 음식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설탕 넣어 먹는 홍차맛은 일품이다.
당시에 사용했던 이발의자가 하나 놓여져 있었다. 너무 재미있고 반가워서 주인할머니에게 의자에 앉아봐도 되는지 물어봤는데 흔쾌이 허락한다. 이때다 하고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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