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떠나자/인도

인도 - 맥그로드간지를 향하여

성덕 2015. 7. 14. 11:56

꾸뜹미나르유적을 보고 붉은성을 보려고 릭샤를 타고 갔었으나 일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붉은성을 들어가는 사람들은 그곳을 지키고 있는 군인들 뿐이었다. 우린 먼 발치에서 붉은성을 한번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빠하르간지 시장에서 몇가지 물건을 샀다. 약간의 과일과 가방을 사고 여행중간에 필요한 전기포트를 260rs를 주고 샀다. 우린 숙소에서 감자를 전기포트에 넣고 삶았다. 그러나 잠깐 수다를 떨다가 그만 포트가 타버리고 말았다. 우리방과 숙소엔 온통 뿌연 연기가 자욱했고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깜짝 놀라서 전기코드를 뽑고 창문을 열어 냄새를 밖으로 빼낸다고 수단을 떨었다. 주인이 이 사실을 알기라도 하면 우린 쫓겨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겨우 연기를 빼내고 다시 포트를 사왔다.

<스리랑카게스트 하우스를 들어가면 모셔져 있는 부처님상이다. 이 가운데는 둥그렇게 빈 공간이 있다>

 

처음에 우린 네팔로 가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기로 했지만, 성지순례기간에 한번 갔었기도 하고 거리가 너무 멀었고 힘이 들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서 맥그로드 간지로 가기로했다. 맥그로드간지도 우리가 보고싶어하던 하얀 눈이 덮인 설산을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맥그로드간지에 대한 환상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아저씨에게서 받은 명함>


피시방에서 만난 아저씨가 자신이 버스표를 알아봐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건네주는 명함..그건 쉼터라는 한글로된 명함이었다. 그 쉼터 사장하고 자신이 친구라고 한다. 우린 그 아저씨를 따라 쉼터로 갔다. 거기서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차표를 흥정을 했다. 우린 다른곳을 더 알아보겠다고 하고 거기서 헤어졌고, 이후 그 쉼터 1층에 있는 여행사에 들러 버스표를 예약을 했다. 가격은 거의 비슷비슷했다. 의자가 있는 자리는 400rs, 침대자리는 550rs였다. 우린 침대를 예약을하고, 쉼터에서 한국음식을 먹어보자고 다시 쉼터로 갔다.

<우리가 버스표를 예매했던 사설여행사 사장이다. 인상이 참 좋게 보인다.>

 

거기서 처음 우리를 안내했던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아저씨는 어떻게 됐냐고 물었다. 우린 다른 여행사에서 표를 예약했다고 했는데, 아저씨는 매우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색이 굳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불만을 마구마구 우리에게 이야기를 한다. 다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내용인 즉, 내가 처음 당신들을 데려왔는데 왜 다른곳에 예약을 했느냐, 내가 시간을 주지 않았느냐, 내가 딸린식구가 얼마인줄 아느냐, 너희들은 정말 나쁜사람들이다. 미친사람들이다. 라는 내용이다.


어째거나 우린 미안하다고 했고 그사람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그 사람은 가지않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우리와 다른 문화의 차이가 있는것 같다. 그들은 처음 자신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따라오면 그사람에게 계약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었고, 만약 그것이 어긋나거나 틀어지면 아주 강한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 아저씨도 그랬다. 나중엔 욕까지 하고 막 화를 낸다. 이 사람뿐만 그런것은 아닌거 같은데, 우린 식사를 하는 동안 20분정도 이아저씨의 말을 들어야 했고, 우린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사람들에게는 미안(쏘리~)하다는 말을 하면 안됀다고 한다. 그러면 미안하다고 말한 사람이 모든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린 그것도 모르고 미안하다고 했으니 이아저씨는 "그럼 어떻게 책임져! "라고 계속따져 묻는 것이었던것 같다.

<인도방랑기 옆에 있는 쉼터식당의 벽은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사진으로 덕지덕지하다>

 

우리가 음식을 시켜놓았는데 그 아저씨가 주방으로 들어갔다. 우린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불안해 하다가 내가 주방으로 가봤다. 그랬더니 주방에 있던 아저씨가 깜짝 놀라면서 손을 뒤로 숨긴다. 아마도 음식에 뭔가 넣으려고 하다가 내가 들어가니 놀라서 손을 뒤로 숨긴 것 같았다.

어째거나 음식으로 장난하려는 것은 막고 시켜놓은 음식이니 얼른먹고 나왔다.


이사람들이 살던 방식하고 우리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여기서 느낀다. 물론 당연히 다를 줄 알지만 그곳에서도 여전히 우리가 살던 방식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사실에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적 습관도 바뀌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쉼터 아래 식당에서 초유면을 요리하고 있는 모습...>

 

이런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우린 시간에 맞춰서 버스를 타러 여행사로 왔다. 여행사와 쉼터식당으로 들어가는 입구 초입에 있는 식당에서 우리는 식사를 했다. 위사진은 초우면을 만드는 모습이다. 그나마 초우면이 우리입맛에 좀 맞는것 같다. 초우면과 함께 즐겨먹었던 메뉴가 프라이드라이스 이것은 우리의 볶음밥같은 것이다. 여기에 달걀을 넣으면 에그프라이드라이스가 되고, 야채로만 만든것은 베지프라이드 라이스가 된다. 맛이 괜찮다.

그래도 인도에 왔으니 현지인들 먹는 메뉴를 먹어봐야 겠다는 ....ㅎㅎ.

그 식당 앞 길거리에서 파는 짜이도 맛이 좋다. 위생상 좀 불결해 보이기는 하지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짜이집이다. 한잔에 3rs.. 이만하면 얼마든지 즐겨먹는 서민음료가 아닌가 생각한다.  1rs가 우리돈으로 25원쯤 된다고 하니까 100원이 조금 안됀다.


 6시 차니 4시까지 오라고 해서 우리가 여행사에 도착한 시간 3시 30분. 한참을 기다리니 우리를 데리고 갈 사람이 와서 우리를 픽업해 간다. 일명 픽업맨이라고 부른다. 시장을 누비며 한참을 가더니, 픽업맨은 또 다른사람을 픽업해서 우리와 합류해서 이동한다. 픽업맨이 우릴 데리고 간곳은 승용차가 기다리고 있는 곳, 이곳에서 우린 승용차에 타고 버스가 온다는 곳으로 이동을 한다. 픽업맨은 우릴 그 승용차 운전사에게 인계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우린 순간 당황했다. 이거 어디로 끌려가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ㅎㅎ...


드디어 버스를 타러 간다.

20여분쯤 승용차를 타고 버스 타는곳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델리의 끝인 티베탄 꼴로니. 이곳 역시 여행 가이드책에 나와 있었던 곳이다.  티베탄 꼴로니는 인도에서도 소외받는 티벳인들이 모여살던 곳으로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5시에 온다던 차가 늦어지자 우린 티베탄 꼴로니로 구경하러 갔다.

이곳 티베탄 꼴로니의 사람들은 참 순수해 보인다.

<티베탄 꼴로니의 모습. 이곳 주변엔 오토릭샤와 사이클릭샤꾼들로 항상 붐빈다.>

 

<버스가 올때까지 죽치고 앉아있는 모습. ㅋㅋㅋ 지나가던 차의 매연과 근처에서 뭔가 태우는 연기와 매캐한 하늘속에서 코와 입을 가리고 있어야 했다. 저기 뒤로 서서 담벼락에 오줌싸는 아저씨도 보인다. ㅋㄷㅋㄷ> 


여기 정류장은  사설버스 정류장이라서 그런지 아무것도 없다. 이정표도 없고 그냥 여기서 차가오니 기다리라고 해서 죽치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6시 40분쯤 차가 왔다. 차엔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짐을 싫을 공간도 없었다. 짐은 침대안으로 들고 들어갔다. 드디어 밤새도록 차를 타야 했다.

저녁 7시 출발해서 우린 다음날 아침 8시에 도착했다.

<함께 침대칸을 타고 갔던 김복선님. 침대가 좁기 좁았다.>

우리는 10시간 넘게 덜컹거리는 차를 타고 맥그로드간지에 도착했다.

<맥그로드간지의 새벽모습>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덜컹거려 잠자기가 여간 힘들었다. 세번정도 버스는 길가 휴게소에서 쉬어갔는데 휴게소라고 해야 식당 앞에 서서 음식을 먹고 가는 것이 다였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생각한다면 큰일난다. ^^

그렇게 버스안에서 해가 밝아오는 것을 보면서 우린 드디어 맥그로드간지에 도착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