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인 칼쌍호텔에서 바라다본 맥그로드간지: 여긴 고도가 높은 곳이라서 공기가 깨끗하고 상쾌하다. 여행 내내 달고 다녔던 감기가 이곳에서 약간 주춤했다.>
맥그로드간지에 아침 8시쯤 버스가 어둠을 헤치고 도착했다. 밤새워 차안에서 덜컹거리다 보니 몸이 완전 기진맥진하다. 맥그로드 간지의 아침은 어슴푸레하고 시원했다. 맥그로드간지까지 달려온 차안에서는 인도인들은 슬리핑칸이 비싸서 좌석을 주로 이용하는데 의자가 불편하니 바닥에 그냥 모로 누어 자는 경우가 많다. 조그만 틈이라도 있으면 그대로 누워버린다. 가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차가 멈추면 화장실갈 때 누워있는 사람들을 밟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13시간정도 차를 타고 맥그로드간지에 도착해서의 느낌은 뭐~ 시원하게 피곤하다. 이런정도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아저씨에게서 받은 명함>
버스가 서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고 지붕위에 엉기성기 실려있던 짐들을 내리기 시작한다. 현지 사람이 명함을 주면서 자기 호텔에 묵으라고 한다. 그러나 우린 책에 나와있는 칼쌍호텔로 향했다. 찾아가기 힘들었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서 겨우 찾아간 곳 칼쌍호텔. 그곳은 허름하지만 전망이 좋은 곳이었다.
가이드 책엔 방 한 개에 250rs라고 했는데 300rs를 달라고 한다. 우린 방 2개를 잡고 한 개당 250rs로 흥정을 했다. 호텔에서 보면 눈덮인 하얀 설산의 봉우리를 조금 볼수있다. 그것도 잠시 구름이 걷혀야지 볼 수 있다.
<숙소에서 위쪽으로 바라본 히끄무리하게 보이는 눈덮인 산>
<칼쌍호텔 뒤편으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대조적이다>
이곳엔 원숭이들이 참 많다. 그래서 창문마다 철창을 달아 놓았다. 테이블에 앉아서 오렌지를 먹으며 아래 마을을 바라보고 있으니 원숭이 한 마리가 잽싸게 테이블위에 놓인 오렌지 껍질을 낚아 채간다. 한손으론 오렌지 껍질이 떨어질새라 가슴에 껴않고 다른 한손은 난간을 잡고 우리의 눈치를 보면서 멀리 달아난다. 겁도 없는 놈들이다. 가끔 손님들이 가지고 다니는 모자나 카메라 등을 낚아 채가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 옆방에 묵었던 한국인 학생은 잠깐 밖에 나갔다 온사이에 카메라가 없어졌다고 한다. 주인은 책임이 없다고 하는데 아마도 누군가 들어와 가져갔거나, 원숭이가 가져갔을 수도 있다.
<언제라도 기회만 있으면 낙아채려고 우리의 눈치를 보고 있는 원생이^^ 원생이를 이렇게 가깝게 본적이 없다>
다음날 아침 거리로 나섰다. 길에 버려져있는 음식물쓰레기를 꼼짝도 않고 먹는 당나귀와 술에 취해 과일을 파는 과일 장수 아저씨 등등 제법 평화로우면서도 활기가 있다.
<쓰레기더미에서 먹을 것을 찾아 먹고 있던 나귀가 우리가 다가가니 쳐다본다>
모퉁이 한켠에 집에서 만들어 나온 따끈따끈한 빵을 파는 아줌마에게서 빵 10개를 샀다. 한 개에 3rs 싸고 제법 두툼하다.
아침에 문을연 짜이집 아저씨는 한국인 여자친구가 있다고 자랑을 한다. 본인이 직접 양파를 다듬고 짜이를 끓인다. 생강맛이 약간 나는 짜이는 맛이 있었다. 내가 짜이 만드는 장면을 카메라로 찍고 있으니 관심을 보인다. 자신도 포토그래퍼라고 하며 나에게 자신의 카메라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카메라를 들이 댔다.
아저씨도 재미있지만 따사로운 했살을 받으면서 의자에 나란히 않아서 마시는 아침의 짜이는 정말 맛이 일품이다.
<직접 아침에 짜이를 끓이고 있다. 좁은 가게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아든다. 종업원도 두고 있는 그는 이른바 오너, 사장이다>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자신의 필름카메라로 찍고 있다. 그는 한국에 여자친구가 있다며 여자친구 사진도 보여주면서 자랑을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말도 조금 할 줄 안다>
이곳 현지인들은 아침에 짜이를 마신다. 짜이는 인도를 대표하는 음료로 설탕과 질 낮은 홍차, 우유, 계피나 생강, 카르다몬 등의 향신료를 함께 넣고 달이다시피 끓인 것이다. 이들은 아침에 짜이를 마시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을 정도로 일상이 되어있다. 인도의 기후는 우리의 여름 장마철 처럼 매우 음습하고 덮다. 또 이들은 우리처럼 난방문화가 없기때문에 더욱 습한기운이 넘치기도 한다.
이곳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얇은 천을 머리에 둘러쓰고 다니는데, 이것은 매우 효과적인 옷이라고 할 수 있다. 낮엔 머리에서 부터 둘둘말아 온몸을 덮고다니며 추위와 더위를 피하는 도구 구실도 하지만, 저녁엔 이것을 펴서 이불처럼 덮고 잔다. 밤에 거리를 가다보면 이렇게 둘둘말아서 길바닥에 자는 사람들을 발에 치일정도로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자고 나면 밤새 눅눅해진 몸을 말리기위해 삼삼오오 둘러 않아 불을 지핀다. 이렇게 모여 이야기하고 옷을 입은채로 눅눅함을 말린다. 이때 함께 끓여서 마시는 것이 짜이다. 이곳 맥그로드간지엔 인도인 보다는 네팔이나 티벳인들이 더 많이 살고 있어 좀처럼 볼 수 없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자고 불을 피우고 짜이를 끓여먹는 모습은 인도의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흔한 광경이다.
<짜이집 옆엔 이발소가 있다. 인도여행 내내 길거리 담벼락에 의자하나 놓고 거울 벽에 걸어놓고 있는 거리 이발소는 많이 봤지만 이곳처럼 가게를 갖추고 있는 이발소는 첨이었다. 이곳에서 함께간 매향은 머리카락을 잘랐다. 자신은 꽤오래동안 이발소를 했다고 자랑하던 이발소 아저씬 어찌나 못자르던지, 혹시 머리카락은 안자르고 면도만 했나, 날 보더니 자꾸 면도 하라고 한다. 결국 매향은 맘에 들지 않아서 자신이 가위를 들고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머리카락을 잘랐다>
<그래도 자신의 직업의식에 투철하게 표정만큼은 진지하다. ㅋㅋㅋ>
맥그로드간지의 거리를 산책하고 식당에 들어가서 아침겸 점심으로 볶음면같은 쵸우면과 만두국처럼생긴 텐뚝, 볶음밥과 비슷한 프라이드라이스를 먹었다. 그나마 우리입에 맛는 음식들이다.
<이것이 맥그로드간지에서 먹었던 텐뚝(?)이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만드는 모양이다. 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달라지겠지 ㅎㅎㅎ. 만두국 비슷하기도 하고 수제비 비슷하기도 하다.>
<이것은 만두 우리의 만두와 똑같이 생겼다.>
<이곳에서도 라씨를 시켜 먹었다. 난 여행내내 라씨를 즐겨 찾아다니며 먹었던 기억이 있다>
맥그로드간지는 히마찰쁘라데쉬 주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인도에서도 한참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12km정도 떨어진 곳에 귀에 익숙한 다람살라가 있다. 1950년대 중국에 의해 강제 합병된 슬픈 나라 티벳트의 망명정부가 있는 곳으로 달라이라마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슬픈 역사를 지닌 저항의 땅이지만, 선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티베트인들의 온화한 표정은 여행내내 인도의 호객꾼들에게 시달렸던 마음을 풀어주기에 딱좋다.
<이들은 외부인에게도 맑고 밝은 웃음을 준다>
<거리에서 숄을 팔고있는 아이의 웃는 모습에서도 해맑은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시간상 전부돌아보지 못하고 우선 박수나트로 향했다. 숙소에서 박수나트까지는 걸어서 20~30분정도 걸린다. 굽이굽이 이어진 능선과 웅장한 자연이, 걷는 내내 즐거움을 준다. 박수나트의 초입에 공동빨래터를 지나 돌길을 따라 20분정도 올라가면 맥그로드 간지의 수원인 박수폭포를 볼 수 있다. 이곳은 우기엔 제법 물량이 많아 웅장한 폭포를 보여준다고 하는데 우리가 갈땐 건기여서 물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웅장한 산과 숲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책엔 이곳의 출입은 해가진 뒤에는 가지 않는곳이 좋다고 나와있다. 밤엔 사람들이 잘 안다니고 우범지역으로 가끔 여행자들이 털리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박수나트: 뒤로 보이는 골짜기의 작은 폭포가 박수폭포이다. 지금은 물의 양이 적어서 빈약하게 보이지만 여름철 우기에는 장관일것 같다>
<박수나트를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박수폭포까지 가는 길은 편편한 돌을 깔아 만든 돌길이다. 군데군데 돌로만든 계단도 있다. 저물어가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돌엔 반질반질 윤기가 흐른다.>
<박수나트까지 가는 길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산림욕을 하기에도 좋고 공기도 상쾌하다>
돌아가는길에 이곳에 가면 꼭 맛을 보아야 한다는 Tempest sider(70rs)와 맥도웰(140rs)이란 양주를 몇병샀다. Tempest sider는 맥주에 사이다를 섞은 듯한 맛인데 맥주보다 약간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다. 우린 맥주보단 양주를 즐겨 마셨다. 이곳은 술이 비교적 싸고 구하기 쉬웠다. 그래도 술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을 잘 보지 못한다. 여행자들이 술을 많이 찾아 비치하는 곳이 많고 현지인들은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고 들었다. 우리도 술을 가방에 호주머니에 보이지 않게 숨겨서 가지고 갔다. 보믄 뭐 어떼서~ ㅎㅎ
<맥그로드간지의 골목엔 양치는 사람들도 간간히 볼 수 있다>
<거리는 비교적 좁다. 좁은 골목을 등짐지고 가는 사람과, 걸어다니는 사람, 양때들.. 많은 것들이 지나다닌다>
<인도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짜이집을 일부러 찾았다. 선 라이즈 문라이트 카페라고 나와있었지만, 이곳이 그곳이 맞냐는 질문에 맞다고 한다. 약간 의심이 가긴하지만 짜이맛을 보겠다는 일념하에 들어가 짜이를 마셨던 곳, 이곳천정에 달려있던 등이다.>
<여기 사람들은 정말 여유가 넘쳐보인다. 이곳 카페에도 두사람이 장기를 두고 있었다>
<이곳은 너무 비좁아서 안쪽에 앉아있는 사람이 밖으로 나가려면 그줄에 앉아 있는 사람은 모두 일어나서 밖으로 나와야 나갈 수 있다>
<문라이트 카페를 찾은 기념으로.... 간판이 따로 없다. 문지방위에 잘 보면 분필로 쓴 듯한 문라이트카페라는 글씨가 보인다. 아저씨는 사진을 찍는다니 매우 쑥스러워 했다>
<이곳의 짜이도 생각보다 진하고 맛이 좋았다>
여긴 생각보다 추웠다. 당연히 인도 북쪽이고 겨울이니까 춥다라고 생각했지만 난방도 돼지 않은데다, 바람까지 세게불어서 더욱 추웠던것 같다. 호텔보이(이곳은 가족이 운영을 하고 있음)에게 이불을 더 가져다 달라고 했는데, 글세 이놈이 다른손님에게 정신이 팔려서 가져다 주질 않는다. 두번 세번 이야기 하고 그래도 안가져다 주자 다른사람(그아이의 누나)에게 말했더니 그제야 가져다 준다. 여기 사람들 역시 중국의 만만디 저리가라이다. 뭘 하나 부탁하면 언제 들어줄지 모른다.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칼쌍호텔 옥상에 올라가서 그날의 일몰을 보았다>
<파란색과 붉게 물든 힌구름과 너무도 아름다웠던 곳이다>
<그렇게 그날의 하루는 저물어 가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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