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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길을 걷다(11) - 진안의 겨울을 온 몸으로 느끼며

성덕 2016. 1. 28. 20:51

고원길을 걷다(11) - 진안의 겨울을 온 몸으로 느끼며

12월 14일 토요일 고원길 열두번째는 동향면사무소에서 진안읍 가막리까지다. 간 밤에 내린 눈으로 온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고개길은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출발장소로 향했다. 면소재지가 있는 마을길을 둘러보는 재미도 좋다. 처마엔 투명한 고드름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면소재지가 있는 이곳은 대량교을 기준으로 동쪽마을은 상양지, 서쪽을 하양지라 불린다. 이 마을은 조선 태조 창녕 성씨가 이곳에 정착하면서부터 마을이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창녕 성씨 집성촌이다. 두억봉이 좌우로 감싸는 가운데 비탈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아래로는 구량천이 동에서 서로 흐른다. 구량천 너머로는 넓은 들이 형성되어있다. 마을 한가운데는 보물 746호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기와로 된 팔작지붕 건물인 어서각과 독곡 성성린을 모신 옥천사가 있다.
마을을 돌아 고개를 넘어가는 길은 스피치가 없으면 걷기 힘든 길이다. 아직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미끄러지기 일수다.
하얗게 소복이 쌓인 눈위로 살포시 밟은 자국은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게 한다.
마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대량리 들판은 탁 트인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눈 내린 골목길 어귀도 온통 하얂세상이다. 어떻게 보면 참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눈이 내리면 치워야 하고 길도 미끄러워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그 옛날 자산리를 지나 안천으로 이어지는 아래재를 넘는다. 고개를 넘으니 따끈한 어묵국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원한 국물에 차디찬 기운이 봄눈녹듯 사라진다.
뒤들에서 출발하여 용암으로 다시 용암에서 남덕유산에서 흘러온 구량천을 건너면 커다란 느티나무가 나온다.
오늘은 동향면사무소에서 출발하여 - 3.5km - 뒤들 - 2.6km - 하향(점심) - 2.9km - 먹재 - 3km - 가막리 까지 이어지는 총 12km로 비교적 짧은 구간이다. 눈 쌓인 터널을 통과하니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다.
점심을 먹고 상향을 지나 천반산의 허릿길을 지나게 된다. 구불구불한 등산로에 하얂길을 따라 먹재에 올랐다. 여기선 진안의 차마고도라고 불리운다. 그만큼 운치가 있다.
고개에서 힘겹게 들고온 막걸리를 먹는 맛은 일품이다. 출출한 배도 채우고 열도 나고 힘도 나는게 겨울 걷기엔 제격인 듯 하다.
사람들과 눈위에 누워보는 퍼포먼스를 하는 내내 사람들의 얼굴엔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천반산을 옆으로 두고 임도로 들어서 한참을 걸으면 금강에 닿는다. 그리고 그 금강을 건너면 오늘 도착지인 가막리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