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오늘 고원길은 안천면의 스포츠파크에서 시작했다. 싸늘한 아침공기에 입김이 한길까지 나간다. 안천면은 운동장이 여럿있다. 스포츠파크, 소운동장, 다목적 운동장 등등.
오늘은 스포츠파크 - 2.7km - 노채마을 - 3.8km - 하노마을(점심) - 6km - 추동 - 3.9km - 동향면사무소 까지 이어지는 총 16.4km를 걸어야 하는 일정이다.
오늘은 스포츠파크 - 2.7km - 노채마을 - 3.8km - 하노마을(점심) - 6km - 추동 - 3.9km - 동향면사무소 까지 이어지는 총 16.4km를 걸어야 하는 일정이다.
노채마을로 가는 길 옆에 브로콜리밭이 보인다. 크고 보기 좋은 것들은 상품으로 이미 수확을 했고, 나머지 잔챙이 들만 조금 남아 있다. 잠시 오늘 저녁에 먹을 요량으로 3개정도 줍기를 했다.
노채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화장실도 들르고 잠시 쉬었다 간다. 노채마을은 전에 놋그릇을 만들었다 하여 유채리(鍮債里)기록한 옛 문헌도 있다. 놋쇠라는 한자어 유(鍮)다시 우리말 놋으로 변하여 놋채리-노채리로 변한 듯 하다. 의성 정씨 텃자리로 몇 사람의 천석지기가 나올 정도로 부촌이었다고 한다.
마을을 지나는 길에 김장을 하는 모습도 보이고 콩을 쑤어 메주를 담는 모습도 보인다. 노채마을 축제인 단지봉 축제도 유명하다. 이축제는 300년전 이 마을에 큰 불이 났었는데 마을이 거의 없어질 정도로 큰 화재가 일어났고 마을 은 흉년이 들었다. 마을사람들이 가난에 굶주리던 어느날 지나가던 스님이 마을 앞산 중턱에 단지를 묻고 물을 채운 후 제를 지내라고 일러 주었다. 스님이 일러준 대로 단지에 물을 채우고 기원하는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온다고 한다. 근래에는 단지에 나무로 깎은 오리를 단지에 놓고 물을 채우게 되면, 물이 차면서 오리가 떠오르는데 그 오리가 가리키는 방향이 올해에 풍년이 들거나 좋은 일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노성리 노채마을 입구 어귀 하천변에 근래에 세운 돌탑이 있다. 이전에 마을에 돌탑이 있었으나 1980년에 논을 정리하면서 탑을 없애버렸다. 그때 돌탑을 없애버린 사람은 모두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돌탑을 그 자리에 다시 세우고 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도 이곳에서 정월 보름에 금줄을 치고 탑제를 지낸다고 한다.부녀자들이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면 이곳에 와서 공을 들이기도 한단다.
단지봉축제와 유기농밸리, 머루와인동굴로도 유명한 노채마을을 지나 노채재로 걸음을 재촉한다. 재를 넘기 전 잠깐 쉬면서 진행팀이 마련한 따끈한 오뎅국을 맛본다.
노채재를 넘으면 안천면에서 동향면으로 넘어가게 된다. 갈티마을을 지나고 새땀 하노마을에서 점심을 먹는다. 요즘 마을회관은 낮에 운영을 하기때문에 방바닥이 따끈따끈하다.
하노마을에서 가리재로 가는 길에 볕짚을 옮기는 장면을 보았다. 요즘엔 기계로 둘둘말아 하얀 공처럼 만들어 놓기때문에 새들의 먹이감도 부족하게 되버렸는데 이곳에서 벼를 수확하고 남은 볕집을 단으로 쌓아 말려 사용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오후엔 임도를 걷는 길이 이어진다.
가래재를 넘어 내려가는 길이다. 저 멀리 덕유산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잡목사이로 숲길을 헤치고 내려가면 추동에 도착한다.
추동엔 우리 일행 중 한 분의 집이 있어 초대를 받았다. 어머니께서 호박죽과 동치미, 귤을 내어 주셨다. 따끈하고 달작지근한 호박죽과 시원한 동치미는 환상의 조합이다.
구량천을 따라 옛길을 걸었다. 예전엔 이곳으로 다녔지만 지금은 좀 더 곧게 뻗은 길이 새로 났고 이 길은 죽은 길이 되어 버렸다. 뭔가 방치된 듯한 느낌이 든다. 천을 따라 남겨진 이 길에 뭔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활력이 넘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이제 그림자의 길이가 길어졌다. 시간이 많이 지났음을 느끼게 해준다.
외금과 솔숲으로 난 길을 걸을 때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 마다 푹신한 땅의 품으로 안기는 듯 하다.
오늘의 목적지는 동향면 사무소. 양지의 돌 징검다리를 건너 조금만 가면 동향면사무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