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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버드의 어리석음

성덕 2016. 11. 14. 22:31

벤버드의 어리석음

벤버드의 어리석음
잘 안 된 일에 대한 책. 대부분 성공신화나 이렇게 하면 된다라든가 하는 일들을 다룬 책들이 많고 대부분 잘 팔린다. 그러나 반대로 잘 안 된 일 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경로로 내 수중에 들어온 책이 책꽃이에 먼지만 쌓여가다 어느 순간 내 눈에 띄여 읽히기 시작했다. 
역사의 각주에는 탁월하지만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사상가들, 지성과 명성의 최고점까지 올라섰다가 실패, 조롱, 혹은 처절한 망각 속에 묻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책에 보면 이름 없는 것 수집가 협회의 일원으로서 이들과 비밀스런 악수를 나눈듯한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나 역시 읽는 내내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성공적인 창안을 한 사람이 있는 반면, 비슷한 길을 갔으나 실패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어쩌면 시기를 잘못 타고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역사의 승리자들처럼, 추진력이 되는 무자비한 성품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생각은 탁월했지만 성격에 결함이 있어 결국 좌절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무언가를 추구하다가 추락한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대한 책이다.
오래된 문서를 진짜같이 위조한 사람의 이야기도 있다. 살마나자르라는 사람은 그 당시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나라의 사람임을 꾸며서 인기를 누렸던 인물이었다. 
벤버드는 강을 따라 여행하면서 스케치 했던 것들로 움직이는 파노라마 ‘디오라마’를 연출했다. 요즘에는 3d영화까지 나온 마당에 눈길도 주지 않겠지만 당시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심스라는 사람은 지구의 내부에 구멍이 있어서 다른 세계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장 독특한 것은 파랑유리의 효과였다. 파랑유리를 통해 빛을 쬐면 식물은 성장이 촉진되고, 아픈 사람들은 병이 낫는다는 주장을 담은 내용 등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내용들이 황당하고 억지스러운 주장일지 모르지만 그 사람들 나름대로 인생의 중요한 시기 혹은 전 생애에 걸쳐 연구하고 노력했었지만 결국 실패하거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내용들이다. 요즘 사람들의 기준에 보면 분명 실패한 인생이지만 자기인생에 최선의 노력을 했던 사람들임에는 틀림없다.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잣대를 어떻게 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지금 실패했다고 해서 진정으로 실패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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