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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다다가자 자연학교

성덕 2016. 11. 14. 23:34

2010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다다가자 자연학교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다다가자 자연학교
다문화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얼마 전 조계사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였다.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시는 보살님 세 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얘기는 그 자리에 없는 어느 다른 한 분의 얘기인데, 편식이 심해서 그 사람과는 같이 밥을 먹기가 어렵다는 둥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였다. 예사로 들으면 아주 일상적이고 의례히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겐 조금 다르게 들렸다. 그 사람은 어떤 이유로 인해서 음식을 가릴 수도 있는데 그 내용은 보지 않고 너무 까다롭게 군다고 호들갑스럽게 떠들어 대는 모습에서 약간 씁쓸함을 느꼈다. 나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을 수 있는데 그 사람은 왜 나처럼 안 되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이런 모습은 아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나도 이런 모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하는데 왜 나처럼 하지 못할까? 참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많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다문화를 이해하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다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자주 듣게 된다. 행정안전부의 자료에 의하면 2009년 5월말 결혼이민자는 167,090명으로 2008년 144,385명에 비해 13.6%가 증가했다. 그동안 다문화가정이 많이 늘었고, 또 앞으로 10년 정도 후면 10명당 1명이 다문화가정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다문화는 이미 우리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다는 이야기겠다.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다다가자 자연학교
불교환경연대는 2003년부터<어린이불교생태학교>라는 이름으로 매년 생태학교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이 좀 더 자연속으로 다가가서 생태적 감수성을 깊이 느끼게 해주자는 취지가 컸다. 인기가 좋아 매 횟수마다 신청하는 사람이 넘쳐났다.
이제는 그 전에 비해 환경과 생태의 인식이 늘어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의 소외계층이나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이것조차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생태 교육 분야에서 소외되고 있는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다문화가정 친구들과 함께 다함께 가자 자연속으로>란 주제를 내걸고 다다가자 자연학교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다행히 네이버 해피빈에 프로그램이 선정되어 지원금을 받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다문화가정의 등장은 농촌에 거주하는 미혼 남성들의 국제결혼을 통해서이다. 한때 정부가 나서서 지원을 해 주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들어오는 산업연수생을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의 증가도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는데 한 몫 하게 되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기 위해 다문화가정의 분포와 자녀들의 분포현황을 조사해 보았다. 행안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5월 경기도 1.2%, 서울 0.8%,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에 각각 0.5%로 비율로 나타났다. 이 자료를 통해 서울에 비해 경기도 지역, 그리고 농촌지역과 공단지역의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비교적 연령대가 높을 것으로 추측되었다. 서울지역의 각 다문화가정지원센타에 연락해 본 결과 파악되어 있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 대부분은 3세 이하의 영유아이고, 초등학생은 평균 2~3명에 지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러하니 프로그램에 참가할 아이들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는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단체인<아시안브릿지>와 함께 참가자 모집을 해 보기도 하고, 서울의 각 구청 다문화가정지원센타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집은 쉽지 않았다.
2009년 8월부터 12월까지 다다가자자연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8월에 참가한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2명에 불과했다. 서울보다 안산 등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지역으로 대상을 확대해 10월부터는 안산의 지역아동센타인<우리함께 다문화>와 함께 자연학교를 진행하였다. 안산지역의 아동지원센타를 통해 여러 군데에 연락을 했으나 종교적인 이유로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종교의 구애를 덜 받는<우리함께 다문화>센타와 함께 진행을 하게 되었는데, 센타에 오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가정의 아이들로,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계층의 아이들이 비교적 많았다.
신나게 놀기
신나게 논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어린 아이였을 때 동네 친구들과 함께 어둑어둑해져 어머니가 밥 먹으라고 부를 때까지 놀았던 기억이 있다. 비석치기, 재기차기, 팽이치기, 연날리기, 오징어놀이, 사방치기, 자치기, 말뚝박기 등 재미있는 놀이들이 많았다. 욕심일 수도 있지만 자연속에서 자연의 재료를 가지고 노는 방법과 감수성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조금이라도 다양한 곳에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바다, 강, 숲 등에서 진행했다.
8월엔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에서<신두리사구의 숨겨진 보물을 찾GO~ 바다 속으로 GO GO~>란 제목으로 진행했다. 이곳은 지난 2007년 겨울 기름이 유출되었던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로 기름을 닦아 내었던 곳이다.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의미 있는 곳에서의 자연학교도 좋았다.
9월엔 여주 남한강 바위늪구비 습지에서<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란 제목으로 자연학교를 진행했다. 아이들에게 강의 모습이 돌제방과 콘크리트로 쌓여진 한강의 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10월엔 경기도 화성의 공룡알 화석 산지에서<공룡과 지구 그리고 생명의 신비>란 제목으로 진행했다. 
11월엔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12월은<두루미 만나러 olleh~?>란 제목으로 서산 부석사와 천수만에서 1박 2일 동안 진행했다.
불교계의 다문화가정 지원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그 형태나 내용면에서 다양해지고 그 수도 많아졌다. 정부에서도 적극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각 구청에서 지원하는 곳은 대부분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그 만큼 지원이 많다는 이야기인데, 무료로 진행하다 보니 지원에 대한 고마움 보다는 오히려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여기저기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즉 혜택을 받는 사람만 중복해서 받게 되는 폐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데 좀 더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정성 있는 지원은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하고 그분들이 실질적으로 우리사회에서 적응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생색을 내서도 목적을 가지고 해서도 안 된다. 
다다가자 자연학교는 참가자에게 최소의 교통비만을 참가비로 받는 것으로 했다. 그래야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또 이주민 여성분들에게 생소하고 잘 모르지만 각 모둠의 선생님으로 참여하게 했다. 모둠별로 한국인선생님과 이주민선생님 두 분이 함께 진행하며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종교도 달랐다.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은 동남아시아의 불교권의 국적이 많지만 기독교에서 지원을 많이 한 탓에 기독교로 개종한 경우가 많다. 다다가자 자연학교에 참가한 아이들은 종교가 불교, 기독교, 천주교, 무교 등 다양했다. 그렇지만 이번엔 사찰에서 예불도 하고 절도하고 범종도 쳐보며 다른 종교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시간도 있었다.
각 나라가 함께 모여 있다고 다문화가 아니다. 우리 안에도 다문화는 얼마든지 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 저 사람은 왜 저럴까? 하는 생각. 이런 부분들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가기엔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불교계에서도 다문화가정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불교여성개발원이 2009년 여성부 공동협력사업으로 ''다문화가정지원 전문 자원봉사자 양성교육'' 을 6월 11일부터 7월 9일까지 진행했다. 또 다문화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2008년 12월 4일 출범한 (사)한국다문화센터도 활동을 하고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지난 4월 ‘다문화정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불교’를 주제로 2009년도 상반기 불교사회복지포럼을 개최했다.
이 외에도 많은 곳에서 다문화가정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타 종단에 비해서 불교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불교와 연결된 다문화사업들의 경우 일부 사찰을 중심으로 이벤트성 행사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함께했던 이주민선생님은 각 단체에서 진행하는 다문화 프로그램들이 한 번에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불교환경연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엔 다문화에 한정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힐 계획이다.
다함께 행복한 사회
2009년 5월 행안부의 자료에 의하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103,484명이나 된다. 6세 미만의 미취학 아동이 절반을 넘는다. 이들이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방과 후 학교를 대도시의 각 사찰마다 운영을 하고 지원을 할 수도 있다. 또 이주민을 위한 한글학교를 운영해도 좋다. 불교환경연대와 함께하는 생태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좋다. 각 사찰마다 한 분야씩만 운영을 해도 사회는 보다 아름다워질 것이다. 다문화가정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불교계도 손을 놓고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종단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다. 부처님이 가셨던 길을 생각하며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
생김이 나와 다르거나 다른 말을 쓰고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나와 생김이 다를 뿐이고, 다르게 생각할 뿐이구나 하고 인정하는 진정한 지구촌 다문화사회를 꿈꾸어 본다.
<월간불교 2월호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