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떠나자/라오스

순박한 미소의 나라 라오스(5) 루앙프랑방 가는 길에서 만난

성덕 2016. 11. 15. 22:23

순박한 미소의 나라 라오스(5) 루앙프랑방 가는 길에서 만난 소수민족

<산중턱으로 아슬아슬한 산길이 보인다>
3개의 산을 넘어 루앙프라방 가는 구불구불 길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가는 길은 280km가 안되는데 3개의 산을 넘어서 7시간 반을 가야하는 이리저리 구부러진 산길은 몸이 약한 사람은 거의 멀미를 한다. 구불구불 산을 돌아가는 길은 외길인데다 큰 트럭들이 다니다가 멈춰서기 라도 하면 몇 시간이고 꼼짝없이 갇혀야 한다. 그러나 상쾌한 공기와 파란 하늘 그리고 웅장한 산새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가는 길은 이런 구불한 길로 산을 3개를 넘어야 한다. 좁은 길엔 화물차들이 많이 다니는데 중간에 퍼지기라도 하면 교통이 마비된다고 한다.>
<억새가 온산을 뒤덮었다. 고산족들은 이 억새를 말린 빗자루를 장에 내다 판다. 길을 지나다 보면 곳곳에 억새를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곳 산악 지대는 월남 전쟁 때 많은 폭탄이 떨어졌다. 베트남인들은 땅굴로 들어갔고 라오스인들은 석회암바위로 된 동굴에 숨었는데 그래서 할 수 없이 미군이 많은 폭탄을 쏟아 부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때 퍼부었던 폭탄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지뢰가 많아서 일반인들도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화전민들은 뭐라도 일궈 먹어야 하기 때문에 위험지대에 들어가서 죽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고산족들이 일구고 있는 밭>
소수민족
라오스에는 소수민족이 많다. 하나의 산이 있으면 해발 500m까지 라오룸(Lao Lum, 저지대 사람들), 해발500~1,000m 라오텅(Lao Thenug, 중간지대 사람들), 해발 1,000m이상 라오쑹(Lao Soung, 고지대 사람들)으로 크게 셋으로 나뉜다. 그러나 라오사람들은 한나라에 살고 있으면서 민족간의 구분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라오쑹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현재는 라오룸이 지배적인 민족이다.
1353년부터 나라가 생성되었지만 그전부터 이 땅에 살던 라오텅이라는 원주민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저지대에 살다가 산중턱으로 올라갔다. 원래는 이 땅의 주인이었지만 북에서 내려온 여러 민족들에 의해 무서움을 느껴 산으로 올라간 원주민은 전쟁이나 시달림이 없을 거라 여기고 산에 올라갔지만 1,000m이상은 올라가지 못했다. 1,000m부터는 몽 족이라는 고산족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고산족을 통틀어 몽 족이라고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이 분포되어 있다.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몽 족들은 산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다 살고 있었다. 그러나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민족이라든지, 징기스칸의 후예들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먹고 자고 요리하는 생활습관 등이 동일하고 말은 있으나 글자가 없어 이들의 역사를 추정할 수는 없다.
<가이드의 장모집에 살고 있는 전통의상을 입은 고산족 조카. 짝은 찾는 의식을 하고 온 모양이다. 손엔 공이 들려있다.>
<고산족인 라오쑹의 집안 내부, 가운데 불을 피우는곳이 있고 벽을 둘러 음식을 조리하는곳과 음식저장소 등이 배치되어 있다. 선반엔 들통들이 있고, 온기를 보호하기 위해 창문은 없다.>
<선반에 놓여진 들통: 라오스는 주로 바깥일을 여자들과 아이들이 하기 때문에 이런 들통을 들고 다니는 여자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주로 나무나 과일들을 운반할때 사용된다.>
<손님 대접을 하기위해 사탕수수를 다듬고 있다. 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사탕수수는 입안가득 베어물고 씹어보니 정말 달다. 하지만 단단해서 먹고나니 턱이 얼얼해 졌다.>
<고산족 라오쑹의 집은 지붕이 갈대를 엮어서 만든것으로 허리를 숙여야 들어갈 정도로 처마가 낮다. 이는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기 위한 것이다.>
<방금 사랑의 짝짓기 행사를 다녀온 아이들과 함께, 손에는 서로의 의사를 확인할 때 주고받는 공을 들고있다. 내가 공을 받아 주지 않았더니 좋아라 한다.>
라오스언어와 고산족 언어는 다른데 고산족 언어는 중국의 억양과 비슷하다. ‘안녕하세요’를 라오스어로는 ‘싸바이디’이지만 고산족어로는 ‘니용니용’이다.
이곳 고산족은 근친이 가능하다. 형의 아들과 동생의 딸이 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다. 그러나 형의 딸과 동생의 아들은 법적으로 결혼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고산족들은 마을사람들이 한 가족들이다. 고산족 아가씨들은 태어나면서 이미 정해진 혼처가 있거나 어릴 때부터 남자를 고를 수 있다. 일정 시기가 되면 상대를 고르는 의식을 하는데, 전통의상을 입은 남녀가 나란히 줄지어 서고 여자는 공을 들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넘겨주고 남자도 마음에 들면 공을 다시 넘겨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여자에게 공을 다시 넘겨준다. 이렇게 공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상대를 고른다. 그러나 이시기에 상대를 골라야 하므로 상대가 없는 남녀는 매일 같이 이 의식에 참가한다고 한다.
<공터에서 남녀가 모여 서로의 짝을 찾는 의식을 하고 있다.>
우릴 안내한 가이드는 라오스사람과 결혼을 했다고 한다. 루앙프라방가는 길에 고산족의 처갓집에 들렀다. 고산족의 집은 창문이 없다. 해발 1,000m이상 되고 춥기 때문에 내부에서 불을 피운다. 억새풀로 만든 지붕의 처마는 허리를 굽혀야 집안에 들어갈 정도로 낮게 내려와 있는데 바람의 영향을 막기 위한 것이다. 또 잦은 비로인한 산사태를 피해 절벽에 집을 짓는다. 이 고산족의 집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가이드의 어린 조카를 만날 수 있었다. 집안에 있는 대나무 들통은 여자와 어린애들이 어께에 메고 다니며 장작이나 과일들을 운반할 때 사용한다. 가이드의 장모님은 우리를 위해서 사탕수수를 내어주는데 그 맛이 참 달다. 그러나 약간 단단해 씹고 난 후 턱이 얼얼하다.
<라오텅의 집이다. 벽은 대나무로 만들어졌다. 억새로 만드는 것보다 수명이 길다. 대략 3~5년정도 간다>
집집마다 달려있는 위성 안테나
<저지대에 사는 라오룸의 집이다. 기둥을 박고 그위에 집을 지었다.>
해발 500~1,000m에 사는 라오텅의 집은 지붕이나 벽을 대나무로 지었고, 해발 500m이하의 라오룸의 집은 비로 인해 물이 차올라오는 것과 습기를 피해 나무기둥을 박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 
이들의 집엔 위성안테나가 많이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두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위성안테나는 4만원 TV는 100~150불 정도이다. 산에서도 전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집집마다 TV를 볼 수 있다.
우리가 겪었던 1950년대 문화지만 중국의 물건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재래식 화장실도 흑백 TV도 구경 못했고 바로 칼라TV와 수세식 화장실이 들어왔다. 호텔의 화장실은 우리의 수세식 변기에 인도의 화장실처럼 뒷물을 할 수 있는 분무기가 달려있는 곳도 있지만 일반 화장실은 바가지로 물을 부어 내용물을 내려 보내게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고산족 아이들은 지나가는 차에도 합장하고 인사를 한다.>
이젠 고산족의 마을에도 집들에 변화가 있다. 마을엔 어린애들과 노인들만 있고 젊은 아가씨들이 없다. 비엔티엔 등의 도시로 돈을 벌기위해 떠났기 때문이다. 주로 봉제공장, 마사지가게, 유흥업소등 으로 가는데 돈을 얼마나 버느냐에 따라 부모님의 집이 바뀌고 있다.
주위에 바나나 나무가 많이 자란다. 사람들은 바나나나무를 키우는데 별다른 거름 없이 물만 주면 잘 자라기 때문이다. 바나나는 먹기도 하지만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라오사람들은 한 달에 보름은 사원에 가서 불공을 올리는데 이때 사원에 가지고 갈 공양물을 바나나 잎으로 둘둘 말아서 간다. 산에 있는 바나나는 검은 씨가 있는 야생바나나인데 맛이 없고 껍질도 두꺼워 구워서 먹기도 한다. 
라오스의 야자수는 주인이 있고 시장에서 1개에 1달러 한다. 그래서 야자수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 돈 나무라고 한다. 야자수는 돈 없는 민간인들의 처방약으로 애용이 된다. 이곳에서 말라리야에 걸릴 확률은 희박하고 댕기열과 증세가 비슷하지만 거의 댕기열이라고 한다. 하지만 댕기열에 걸려도 많이 죽는다. 댕기열에 걸리면 일주일간 그 열을 버텨내야 하는데 살이 많이 빠진다. 3~4일째 되는 날 고비가 오는데 라오스병원에 가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병원을 가려면 태국의 비싼 병원으로 가야하는데, 돈 없는 사람들은 야자수로 대신한다. 이것을 하루에 5~7개씩 일주일동안 50개정도 먹어야 한다. 야자수를 마시는 것은 링겔과 비슷해서 민간처방으로 많이 사용 한다. 
라오스에서 과일은 집에 가져가면 안 된다. 과일은 날이 더워 금방 상할뿐더러 집안에 두면 개미가 몰리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 중에도 가방에 단 것을 넣어 놨다가 아침에 개미들로 가득한 가방을 발견한 경우가 있었다. 꽈리고추 같은 작고 메운 고추를 말려 쌀벌레가 있는 쌀에 꽃아 두면 벌레들이 메워서 모두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이 고추가 개미들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산에 불을 붙여 화전을 했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고산족의 산에 불붙이기
라오스는 건기와 우기가 있다. 11~5월까지인 건기엔 비가 안 오고 라오스의 평균기온이 35~40도까지 올라가면서 식물의 뿌리까지 타들어간다. 5월 15일이 되면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진다. 그러나 5월 중순까지 비가 안 내리게 되면 식물이 다 말라버리게 된다. 고산족들은 어느 시기에 비가 올지 알고 있어서 화전을 할 때 불이 번지지 못하게 구획을 정하고 시간 맞춰서 불을 붙인다. 이 기간에 산에 사는 민족들은 모두 산에 불을 붙인다. 불을 붙이고 나면 비가 온다. 땅에 막대기로 구멍을 내고 14cm정도를 막대를 꼽아 식물을 심는다. 동남아시아의 비는 스콜성으로 약 30분정도 비를 뿌리고 그치면 습기와 함께 더위가 30~40도로 올라간다. 그러면 습기와 함께 구름이 다시 형성되어 올라가 비를 다시 뿌리게 된다. 산이 높아 구름이 못 빠져나가게 되고 반복해 비를 뿌려 산에 물을 주게 되면 식물이 잘 자라게 된다. 이후 6월 중순 ~7월초 약 한달 간 집을 비우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산을 다니면서 추수를 한다. 산에서 바로 벼를 털어 싹만 담아 가지고 오는데 멀리 있는 산까지 가야하고 날이 덥기 때문에 새벽 4시에 일어나 출발해 추수를 한 후 점심때는 쉬면서 비도 피하고 낮잠도 자고 2~3시쯤에 돌아온다. 처음엔 집 앞에 있는 산을 일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뒷산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8년을 일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