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떠나자/국내여행

고원길을 걷다(5) - 운장산으로 향하는 노란은행나무길

성덕 2016. 1. 28. 20:46

고원길을 걷다(5) - 운장산으로 향하는 노란은행나무길

고원길 다섯번째는 사정이 생겨서 걷지 못하고 그 다음주인 11월 2일 다시 고원길을 나섰다.
오늘은 미곡마을의 노란색 향기가 나는 은행나무길부터 걷기 시작했다.
미곡마을은 미실의 행정리명이다.뒷산이 미인단좌 형국인데 거기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 주위에 쪽도리봉과 한량봉 등 이 있다. 지금은 논으로 변한 사정거리터에 1950년경에 장승, 오릿대, 돌탑 등이 있었다. 마을에서 마주보는 한량봉(선인봉)이 화산이기 때문에 세웠다고 한다. 장승은 목장승으로 2기를 세웠다. 오릿대는 오리 한 마리를 올려놓고 역시 2기를 세웠다. 돌탑도 큰 탑, 작은 탑으로 2기를 세웠다. 추당 박영석 송덕비, 성곡 이일수 불망비가 있다.
오늘은 가을을 만끽하는 길이었다.
노랗게 변한 나뭇잎도 만져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미곡에서 시작된 길은 궁항리 운장산과 만항치를 향해서 걷는다. 미곡-2.9km-중궁-5.9km-봉황골-3km-심원재-1.5km-마조마을 까지 총 13.3km 구간이다. 하궁항을 지나 중궁항에 이르는 길은 정자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더덕공장이 들어서 중궁마을에서 잠시 쉬었다 황금리로 향하는 중고개를 넘는다.
길가에 남은 감을 따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감따는 사람과 쳐다보는 사람모두 고개를 하늘로 향한다.
중고개까지는 험난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잠시 쉬었다. 다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야 한다. 경사가 심해서 나무가지를 잡아가며 내려가야 한다. 평지를 걷다가 이런 급경사도 만나고 등산을 하는 것 같다.
걷는 내내 떨어지는 낙옆과 노랗고 빨간 단풍을 마음껏 즐길수 있다.
산에서 막 내려오면 계곡사잇길로 내려오다 조릿대 길을 만난다. 어른의 키보다도 높게 자란 조릿대 사이로 난 길은 다른 길을 경험하게 해준다. 조릿대는 얼마전 활이라는 영화를 생각나게 한다.
산을 내려오면 황금저수지를 만나게된다. 이곳 황금저수지는 예전에있던 저수지 아래에 또다시 저수지를 만들었다. 덕분에 수몰된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 다른곳으로 이주해서 살아야 했다. 이미 저수지가 있는 데다 바로 아래에 또 다른 저수지를 만드는 것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이미 있는 저수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저수지를 만드는 생각은 누구의 머리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어마어마한 토건작업으로 어느 한 토건회사가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고 그 돈의 일부는 어느 누군가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갔을 성 싶다.
저수지 주변에 새로 조성된 길을 걷다보니 손과 발이 잘려나간것 같은 나무를 만났다. 나무아래엔 의미 있어보이는 모양의 돌이 세워져 있었다. 이 새로운 저수지가 생기면서 마을이 수몰되고 마을에서 잘 살아가던 사람들은 저수지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갈라져서 터전을 잡았다. 저수지가 한 마을을 둘로 갈라놓은 샘이다.
물속에 잠긴 마을길과 집터들이 보인다. 수몰 되기 전에 저 길로 농사도 짓고 마실도 다니고 옆집에 놀러가기도 했을 것이다. 수몰민들이 터를 잡은 봉황골의 새로운 마을회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저수지 바로 위에 8가구가 터를 잡았다.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이다.
이곳 황금리의 지명은 부귀면 황금리다. 지리적으로 전주에 가까운 이곳은 이름처럼 부귀해지고 거기다 황금까지 더해져서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암튼 이동네에서 살면 부자가 될것 같은 지명이다.
심원재로 향하는 임도로 접어 들었다. 산과 계곡은 오만가지 색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는듯 하다.
길가다 만난 고염나무 열매, 모양은 감과 같고 맛 또한 감과 비슷하며 씨가 가득하다. 잘 익은 것은 맛있다.
부귀면에서 정천면의 경계인 심원재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구불구불 임도길은 색깔이 곱다.
정천면 마조마을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마조마을은 가리점의 행정리명이다. 학동 서쪽에 있는 마을로 옛기록에 마조점이라 기록되어 있고 지금도 가리점이라는 이름이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갈아 만드는 그릇 가게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마을 북쪽으로 200m 쯤에 심원사 옛터가 있다. 지금은 없어지고 당시에 신도였던 신영주라는 분의 개인 집에 불상을 안치하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 마조마을 중간에 큰 느티나무가 있고 그네가 달려있다. 여름에 이곳 계곡이 맑고 시원해 많은 인파가 몰린다.